동북아시아 크루즈 여행이 세계적인 트렌드로 인기를 모으면서 부산항이 기항지로 각광을 받고 있다. 유럽, 미국 위주로 크루즈선을 띄웠던 대형 선사들은 중국인 관광객의 급증에 따라 올해 초부터 중국, 일본, 부산항로에 초대형 크루즈선을 투입하기 시작했다.

지난 14일 아시아 최대 크루즈선인 미국 로얄캐리비안사의 14만t급 ‘보이저 오브 더 시즈호’가 중국 상하이(上海)항 국제크루즈터미널을 7박8일 일정으로 출발했다. 이 선박의 관광객 최대 승선인원은 3800명으로, 이날 거의 만원 상태로 운항됐다. 이 중 중국인들이 3200명 이상이다.

터미널은 승객들이 비자발급 등 주요 수속절차를 마치고 왔는 데도 몰려드는 승객들로 북새통을 이뤄 승선까지는 1, 2시간 이상이 소요됐다. 이 선박의 승무원 1200명을 더하면 무려 5000명이 한꺼번에 이동 하는 셈이다.

크루즈 선박은 초대형화 추세로 ‘움직이는 호화호텔’을 넘어서 이제 ‘움직이는 도시’로 불리고 있다. 보이저호의 길이는 311m, 높이 15층으로 1~8인실의 객실 1500개가 있다. 승객들은 대부분 가족 단위로 휴양관광을 즐겼다. 이들은 선박 안에 있는 팝송, 재즈, 클래식 등 10여 개의 리이브 바나 나이트클럽을 이용하고 매일 저녁에는 대공연장에서 아이스쇼, 마술쇼, 댄스, 음악공연 등을 관람했다.

선박의 윗부분인 11~15층에서는 테마별 수영장, 암벽등반장, 미니골프장, 농구장 등에서 각종 스포츠를 즐기기도 했다. 배에서 1, 2박을 한 뒤 중간기항지인 일본 오키나와(沖繩), 후쿠오카(福岡)를 거쳐 부산 등을 관광했다.

이에 따라 올해 부산항에 도착했거나 향후 기항하는 선박은 모두 120여 척(관광객 16만8000명)으로 지난해보다 4배 이상으로 늘었다. 이들 승객은 부산의 각종 면세점, 백화점, 국제시장 등 재래시장의 ‘싹쓸이 쇼핑’으로 크루즈 경제특수가 현실화하고 있다.

이재명 로얄캐리비안 한국지사장은 “상하이에서 거의 매주 7박8일 일정으로 일본, 한국을 출항하는 보이저호와 텐진(天津)에서 출발하는 레전드호(7만t)호는 9월까지 예약이 완료될 정도로 폭발적인 인기를 모으고 있어 내년 초에는 14만t급의 선박을 추가 투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